전분의 호화와 점성은 다음 조건에 의한 영향을 받는다.
(1) 전분의 종류
일반적으로 종실 전분은 전분 입자가 작기 때문에 호화온도가 높고 점성은 안정하다. 그러나 감자, 고구마 등 근경 전분은 호화온도가 낮고 점성이 불안정하다.
(2) 전분의 농도
전분의 농도가 높으면 저온에서 호화를 일으켜 최고 점도를 나타내나 지나치게 농도가 높으면 수분의 부족으로 충분한 호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완전 호화를 위한 전분과 물의 비율은 1:6 정도다.
(3) 가열 온도
가열온도가 높을수록 호화시간이 빠르며 점도도 더 높다. 그러나 최고 점도가 나타난 이후에도 계속 가열하면 오히려 점도가 떨어진다.
(4) 젓는 속도
전분은 호화시킬 때 초기에는 잘 저어 주어야 하나 일단 전분이 완전히 호화된 후에는 지나치게 저으면 팽윤 된 전분 입자가 파괴되어 점도가 오히려 낮아진다.
(5) 설탕
친수성이 강한 성질을 가진 설탕은 30% 정도까지는 호화 전분의 점도를 상승시키나 50%가 되면 호화를 지연시키고 점도를 저하한다.
(6) 소금
소량의 첨가로 전분의 호화를 억제하고 점도를 저하하는 작용이 크다. 특히 감자전분에 큰 영향을 주며 MSG는 소량으로도 감자전분의 점도를 저하한다.
(7) 산
전분을 가열할 때 산을 첨가하면 가수분해를 일으켜 점도가 낮아진다. pH 3.5 이하에서는 점도가 현저하게 감소하므로 식초, 레몬즙 등의 산을 첨가한 음식을 만들 때는 전분을 먼저 호화시킨 후 산을 첨가하는 것이 좋다.
(8) 지방
지방은 전분 입자를 둘러싸 막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어서 전분의 수화를 지연시키므로 점도의 증가 속도를 늦춘다.
2) 전분의 겔화
전분에 물을 가하여 가열하면 뜨거운 상태의 호화된 풀이 되는데 이것을 젓지 않고 식혀서 흐르지 않는 상태가 되면 겔화된 것이다.
호화된 전분 입자에서 빠져나온 아밀로스 분자는 뜨거울 때는 기울였을 때 흐를 수 있고 점성이 있으나 단단하지는 않다. 풀이 식음에 따라 아밀로스 분자들은 서로 재결합하거나 또는 전분 입자의 밖에 있는 아밀로펙틴 분자의 가지에 결합하게 된다. 이리하여 아밀로스는 팽창한 전분 입자를 서로 연결해 망 구조를 형성하게 되고 그 내부에 물이 갇히게 되면서 묵 상태의 겔이 형성된다.
호화된 모든 전분이 겔화되는 것은 아니다. 아밀로스를 함유한 전분만이 겔화되고 아밀로펙틴만으로 구성된 전분은 겔화되지 않는다. 형성된 겔은 굳힌 그릇에서 쏟아도 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잘랐을 때 모가 나게 잘라진다.
전분은 풀을 쑨 후 몇 시간 동안에는 겔의 강도가 차차 강해지다가 16시간 정도 지나게 되면 그 강도가 점차 떨어진다. 겔의 강도는 가열시간이 길수록, 아밀로스의 함량이 높을수록 높아진다.
전분의 겔화에 영향을 주는 물질은 여러 가지가 있다.
(1) 설탕
전분의 호화를 지연시키고 아밀로스의 방출을 억제하므로 겔화를 방해한다.
(2) 유기산
전분 분자를 가수분해하여 망 구조의 형성을 방해하므로 겔화를 억제하며 겔의 강도를 저하시키다.
(3) 점성과 강도
점성이 낮을수록 겔의 강도가 낮고 겔화가 용이한 것일수록 노화도 용이하다. 겔의 강도는 우리나라의 목에서 중요한 성질을 나타내며 서양 음식에서는 pie filling(애플파이 등) 등의 성질에 중요하다.
3) 전분의 노화
전분의 호화, 겔화, 노화는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연속된 현상이다. 즉, 전분에 물을 가하고 가열하여 풀이되면 호화가 일어난 것이고 그 풀이 식어서 흐르지 않는 상태가 되면 겔화된 것이며, 겔화된 풀이 더 굳어서 단단해지면 노화된 것이다.
즉 호화된 전분이 생전분 구조와 같은 상태로 변화하는 것으로 이것을 노화 또는 전분의 β 화라고 한다. 그러나 호화되었던 전분 입자가 노화되어 결정영역이 다시 생긴다고 해서 노화된 전분이 생전분(β-starch)일 때의 구조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전분 입자 내에 있던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 너무 많이 위치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또한 아밀로스의 긴 분자가 끄는 힘에 의하여 서로 잡아당기게 되면 망 사이에 끼어 있던 물이 밀려 나오고 망 사이의 공간은 좁아진다. 이 물은 모여서 굳은 풀의 외부로 나오게 되는데 이 현상을 이액 또는 이장(syneresis) 이라고 한다.
전분의 노화는 수분함량이 30~60%, 온도가 0~4℃일 때 가장 쉽게 일어난다. 노화된 전분을 재가열하면 다시 α-전분이 되며 호화된 전분의 노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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